백수와 만화방아가씨(싸이펌)

백수와 만화방아가씨(싸이펌)

별마루 8 7,790
사람의 생각은 같을 수가 없다
한쪽은 농담을 하지만 한쪽은 진담으로 받아들인다면...
이거참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말그대로 뻘쭘 해 진다
아래 이야기는 이러한 사람들의 엇갈리는 마음을
잘 나타내어준다

나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이 자주 일치한다면 세상사는 것이 훨씬 수월 할 것이다


☆ 백수 ☆

 내가 단골로 이용하던 만화방집 주인이 바뀌었다.
어떤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저 아저씨하고 사귈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 만화방아가씨 ☆

드디어 꿈에 그리던 만화방을 차렸다.
만화도 보고 돈도 벌고...일석 이조다.
어제는 만화방을 삼촌에게 지키게 했더니
삭만한 놈들만 만화방에 와 있었다.
오늘부터 열심히 나의 이 공간을 꾸며야지....

 
☆ 백수 ☆

도저히 만화가 보고싶어 안되겠다.
저번에 칼 맞고 떨어진 그 새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미치겠다.
만화방에는 젊은 아줌마가 지키고 있다.
그때 그 삭막한 아저씨 마누란가 보다.
나이 차가 엄청 많이 나 보인다.
담에 그 아저씨하고 친해지면 젊은 마누라 얻는
법이나 배워야 겠다.
저 아줌마가 불쌍해 보인다.

 
☆ 만화방아가씨 ☆

생각대로 만화책을 보며 돈을 버니 사는 보람을 느낀다.
내일은 오디오를 설치하고 클래식 음악이나 틀어야겠다.
음악속의 독서...생각만해도 너무 낭만적이다.
오늘은 저 왠 백수같은게 불쌍한 듯이 날 쳐다봤다.
저 자식이 왠지 한권 책 값으로 여러권 보는 부륜거같은
느낌이 왔다. 단단히 감시해야지...

 
☆ 백수 ☆

만화방에서 왠 클래식...?
저 아줌마 옛날에 다방 레지였던거 같다.
그럼 그때 그 아저씨는 기둥서방인가부다.
저 아줌마가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한권 값으로 책 세권을 봤다.
오랜 경험에서 오는 빠른 동작이다.
저런 초짜 아줌마가 눈치 챌 리 없다.

 
☆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같은 자식이 또 불쌍한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재수없다.
뭔가 이상한 짓을 하는거 같아 보이는데
단서를 못잡겠다.

 
☆ 백수 ☆

만화방 아줌마가 음악을 들으며 꾸벅꾸벅 졸고있다.
어찌보면 이쁜것도 같다.
배가고파 "여기 아줌마~ 라면 하나요~" 라고 말했다.
그 아줌마가 졸라 열 내며
"여기 라면 안해요....아!저!씨!" 라고 받아쳤다.
안하면 안하는거지 화는 왜 내는지 모르겠다.
어제 기둥서방한테 대들다 맞앗나보다.
신경이 날카롭다.
내가 만화방경력 10년에 라면 안 끓여주는
만화방은 첨이다.

 
☆ 만화방아가씨 ☆

자꾸 졸음이 온다. 디따 심심하다.
오늘 신간 올때까지는 할 일도 없다.
트롯 테잎 하나 사서 틀어야겠다.
단골 백수녀석이 날 아줌마라 놀렸다.
아직 남자 손 한 번 못 만져본 숫처녀한테 아줌마라니
저녀석 졸라 밉다.
내일은 화장하고 나와야겠다.

 
☆ 백수 ☆

주인 아줌마가 화장을 하고 나왔따.
좀 야리꾸리해 보인다.
남편되는 사람이 잠자리를 자주 같이 안해주나보다.
트롯 음악이 나오는걸루 봐서 기둥서방이 제빈가보다.
근데 왜 주인아저씨는 한번도 보이지 않는걸까...
쥐포 천원어치를 구어 달랫다.
그 아줌마가 쥐로를 굽다가 손을 대었다.
단골집 주인이라 할수없이 옆 쌀집에 가서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나?
아줌마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 만화방아가씨 ☆

그 단골 백수가 내 이쁜 얼굴을 보더니 눈이
게스츠레해졌다.
역시 내 미모는 감출 수가 없나보다.
그 녀석이 쥐포를 구어 달랬다.
독서하면서 뭐 먹는 녀석이 낭만이 있을리 없다.
디었다. 엄청 아팠다.
그 백수녀석이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진짜 황당한 녀석이다.

 
☆ 백수 ☆

 앗! 오늘은 그 아줌마가 없다.
그때 삭막한 아저씨가 만화방을 보고 있다.
주기를 따져 보니 한 달에 한번은 집에 들어오나 부다.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그 아줌마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아저씨보고 삼촌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그럼 저사람이 남편이 아닌가벼...
주인 아줌마를 싹 쳐다봤다.
외출복을 입은 그녀가 오늘 따라 섹시해 보인다.

 
☆ 만화방아가씨 ☆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동창 곗날이라
삼촌보고 만화방을 봐달랬다.
좀 꾸미고 친구들과 만나 재밌게 놀았다.
만화방에 돌아왔을때 그 백수녀석이 나가다

말고 나를 이상한 듯 쳐다봤다.

마약 맞은 놈 같다.


 ☆ 백수 ☆

오늘 큰맘 먹고 아줌마한테
"아줌마 진짜 라면 안돼요?" 라고 물었다.
아, 실은 "아줌마. 아줌마 맞아요?" 라고 물어봐야
했는데... 주인 아줌마가 그랬다.
"나 아줌마 아녜요! 라면도 안해요!!!"
신경질적인 답변이 왔다.
아줌마가 아니랜다. 기뻤다.
자세히 보니 무진장 예뻐보였다.

 
☆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녀석이 또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라면하구 웬수진 녀석 같다.
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상당히 기쁜 표정을 짓는다.
경계해야 될 놈이다.

 
☆ 백수 ☆

 아침 문 여는 시간에 그녀를 보러 만화방에 갔다.
금방 밥 먹다 나왔나 부다.
얼굴에 밥 풀이 묻어 있다.
이제는 그 모습도 귀여워 보인다.
그래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마도 난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 했나부다.

 
☆ 만화방아가씨 ☆

백수녀석이 아침부터 밥도 못 먹게 들이닥쳤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날 보고 실실쪼갠다.
단골이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내 신세가 처량했다.

 
☆ 백수 ☆

 그녀가 오늘은 왠일로 치마를 입고 앉아있다.
너무 뇌쇄적이다.
다리가 참 이쁘다.
이래선 안된다 라고 마음을 달랬지만

자꾸 눈이 그녀의 다리로 간다.
앗! 치마 안쪽에 빨간 속옷이 살포시 비쳤다.
오늘밤은 잠 못잘 거 같다.
그녀의 빨간 팬티를 보았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이 벌렁거려서 만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만화방아가씨 ☆

오늘 왠지 치마가 입고 싶어졌다.
근데 게슴츠레한 그 백수녀석 눈빛이 떠올랐다.
쪽 팔리긴 하지만 고등학교때 입던

빨간 체육복을 안에다 껴입었다.
백수 그녀석이 만화책 보다 말고 벌벌떨면서 나갔다.
약기운이 떨어졌나보다.

 
☆ 백수 ☆

점점 그녀가 좋아진다.
어떻게 하면 그녀의 눈에 띠게 할까 고민이다.
만화방에 오는 모든 녀석들과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
그러나 그녀한테 말 건네는 게 이제는 부담스럽다.
점점 그녀 앞에 위축되어 가는 거 같다.
그녀가 내 얼굴이나 알까...?

 
☆ 만화방아가씨 ☆

오늘도 그 백수녀석이 왔다.
다른 놈들보다 유독 그가 눈에 띠는 건 왜일까?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다.
그 백수녀석이 라면 안 끓여줬다고 삐졌나 부다.
요즘은 쥐포도 안 시켜먹고 만화책에만 열중하고 있다.

☆ 백수 ☆

그녀의 눈에 띠기 위해 목욕 재개하고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고 만화방에 갔다.
역시 예상대로 그녀가 날 쳐다보았다.
여자는 역시 외모에 약한가 부다.
이제 그녀의 눈에 띠는 건 시간문제다.


 ☆ 만화방아가씨 ☆

 오늘은 그 백수가 오지않았다.
그와 비슷한 녀석이 있었는데 너무 깔끔했다.
맨날 오던 그 녀석이 안보이니 허전했다.
다음에 라면 끓여 달래면 눈 딱 감고
하나 끓여줘야 겠다.
상당히 속이 좁은 녀석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백수 ☆

오늘은 양복을 쫙 빼입고 만화방에 갔다.
만화방안에 있던 녀석들까지 날 쳐다본다.
이정도면 확실히 그녀 눈에 띨게 틀림없다.
그녀가 자꾸 쳐다보았다.
다음에는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자.


☆ 만화방아가씨 ☆

만화방에 왠 양복입고 온 놈이 있다.
무척 낯이 익은 얼굴이다.
만화방안에 있던 녀석들이
조기 실업잔가 부다하고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자세히 보니 그 백수녀석이다.
무슨 흉계를 꾸미는 거 같다.
잘 때 문단속 잘해야겠다.

 
☆ 백수 ☆

큰 맘 먹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볼려고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만화책 뒤지는척 그녀를 몰래 쳐다보기만 했다.
나약한 내 모습이 싫었다...
계산할때도 아무 말도 못하고 돈만 홱 던져주고
도망치듯 나왔다.


 ☆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가 만화책을 뒤적이며 날 쳐다본다.
오늘은 기필코 단서를 잡아 내고 말거다.
근데 녀석이 나갈 때 만원짜리 던져주고
거스름돈도 안 받고 나가 버렸다.
내가 오해한 걸까...?
라면 사다 놓으라는 계시일까?
이상한 놈이다.


☆ 백수 ☆

오늘도 말을 걸지 못했다.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자꾸 만화책꽂이만 서성거리며 그녀를 훔쳐보기만 했다.


☆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녀석이 요즘 이상하다.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거 같다.
자꾸 만화책꽂이를 돌아다니기만
할뿐 책을 보지는 않는다.
무얼 찾는 거 같다.
그 백수 녀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서야 알겠다.
성인 야한 만화책...
난 그러구 싶지 않은데...
단골을 잃지 않으려면 할 수 없다.
내일 당장 구해다 꽂아놓아야 겠다.

 
☆ 백수 ☆

오늘 드디어 결심을 했다.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고 그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저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뻤다.?
내가 고백하기를 기다린건가?
근데, 내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손으로 어디를 가리켰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 보았다.
엄청 야한 성인만화가 많이 꽂혀 있었다.
그녀는 이책들을 재밌게 본 모양이다.
나도 재밌게 보라고 권유하는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많이 밝히는 여자같다.
그녀의 순수한 이미지가 깨질려고 한다.


☆ 만화방아가씨 ☆

그가 드디어 말을 걸었다.
좀 쪽팔린가부다. 그럴만두 하지...
그가 원하는걸.. 이미 준비해둔 나는
그가 더 이상 쪽팔리지 않게 하기 위해..
손으로 그 곳을 가르켜 주었다.
기쁜 표정으로 짤래짤래 그곳으로 가는 그 백수 뒷모습이
조금 귀여워 보여 미소를 지어 보여 주었다.

 
☆ 백수 ☆

순수해보이던 그녀가 매일밤..
혼자 저런 야한 만화책을 쌕쌕거리면서

보는 거 같아..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저도 저걸 밤이 깊도록 본 모양이다.
오전부터 졸고있다.
하지만 여전히 난 그녀를 좋아한다.


 ☆ 만화방아가씨 ☆

어제 밤 늦게까지 음악에 젖어
소박한 사랑이야기를 꿈꾸다 잠을 못 이루었다.
몹시 졸리다. 졸고 있는데 그 백수가 왔다.
그도 졸린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본다.
저런 눈은 왠지 음흉스럽다.
집에는 잔뜩 음란잡지가 쌓여 있을 거 같다.
여전히 저 백수는 경계심을 일으키게 한다.

 
☆ 백수 ☆

그녀를 생각하며 시 한편 적었다.
애틋한 감정이 솟구친다.
밤에 그녀 만화방 주위를 서성거려 보았다.
닫힌 만화방 창문 사이로 작은 불빛이 비쳤다.
피곤한 하루를 접고 잠을 이루는
그녀만의 공간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리라.
그녀는 오늘 무슨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하고 있을까...?
별빛 같은 미소를 머금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작은 불빛의 공간 안에서
오늘과의 작별을 아쉬워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불빛을 뒤로 하고 그녀를 생각하며
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 만화방아가씨 ☆

변비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나같이 이쁜 숙녀한테 하늘이 시기하며 내린 벌 같다.
벌써 한 시간째 화장실에 앉아 있다.
오늘은 꼭 성공하리라 다짐하지만 여간

힘이 쓰이는 게 아니다.
찡그린 얼굴 때문에 주름살이 생길까 걱정이 된다.


☆ 백수 ☆

그녀가 오늘은 왠지 헬쓱해 보였다.
무슨 고민이 있는 거 같다.
용기를 내어 “"힘내세요."”란 말을
남기고 만화방을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멋있는 말을 남긴 거 같다.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주어야 할텐데...

 
☆ 만화방아가씨 ☆

그 녀석이 어제 변비 땜에 고생한걸
어떻게 알았을까...?
귀신 같은 놈이다.
"힘내세요." 분명 날 놀린 말이 틀림없다.
그가 요즘 좀 좋아 질려고 했는데,
나의 아픈 곳을 그렇게 매정하게 긁고 가다니...
원수 같은 놈...

 
☆ 백수 ☆

 만화방에서 오늘 일곱개의 숟가락이란 만화를 보았다.
슬프고 진한 감동이 왔다.
세권을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고개를 들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쪽 팔렸다.
사내 자식이 만화책 보며 운다고 놀릴 것 같다.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고 계산을 하고 바로 나와버렸다.다음부터
그녀 대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

 
☆ 만화방아가씨 ☆

오늘 그 백수가 만화책을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
꽤 슬픈 만환가 보다.
그 녀석은 나갈 때까지 그 책의 여운이 남았는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오늘 밤에 그 만화책을 보며 나도 울었다.
그 백수자식 생각보다는 여린 면이 있다.
그 녀석 얼굴이 떠올라 괜한 미소가 머금어 졌다.

 
☆ 백수 ☆

오늘 잘못했다간 맞아 죽을 뻔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 걸까? 그녀 만화방에서
불량고교생 두 명이 행패를 부렸다.
한 권 값으로 한 열 권을 본 모양이다.
그녀가 그걸 눈치 채고서 돈을 더 내라고 하다가
싸움이 붙었다.
애그 자식들 나처럼 능숙한자도 세 권 이상은
안했는데...무모한 놈들이다.
하여간 주인이 여자니까 이것들이 엄청 날뛰었다.
나두 겁이 졸라 많이 났다.
만화책을 덮고 슬슬 집으로 갈려고 했는데...
이것들이 그녀를 툭툭친다.
순간 나도 모르게 툭툭치던 놈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다른 한 녀석을 겁나게 째려보았다.
그 자식이 "머 머야. 이 새X... 니가 먼데 끼드는데..."라고 말했다.
나이도 어린게 반말을 썼다.기분이 엄청 더러웠다.
보통 영화나 연속극의 이런 상황에서
나 이여자 남편이다.또는 약혼자다 그러는 걸
본적이 있어서 나두 그렇게 말할려구 했는데
거기까지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나 백수다." 라고 말해버렸다.
아까 맞은 녀석까지 정신을 차리더니 웃었다.
그 자식들 아주 악랄한 놈들은 아니었나 보다.
내가 덩치가 좀 있고 인상이 더러버 보였는지
그냥 있는 돈이 이거 뿐이라며 내고 가버렸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걸 느꼈다.
그녀는 자기 자리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뭔가 위로의 말은 해 주어야겠는데...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본 만화책 값을 살며시 놔두고 그냥 나왔다.
그녀는 내가 백수라고 말한걸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다음부터 어떻게 그녀 얼굴을 보나...?

 
☆ 만화방아가씨 ☆

 오늘 큰 낭패 볼뻔 했다.
어떤 고딩 둘이서 돈도 안내고 만화책을 자꾸
바꿔 보았다.
어떻게 한 권 값으로 열 권이나 보냐...
몹시 열 받았다.
그래서 돈 내라고 했더니 툭툭 치며 날뛰었다.
괜히 싸움 걸었나 싶었다. 겁도 났다.
눈물이 날려는 걸 꾹 참았다.
근데 그 백수녀석이 나타나 한 녀석을 한방에
때려 눕히더니 다른 녀석을 겁나게 째려보았다.
멋있었다. 근데 그 상황에서 나 백수다라고 그러다니,
갑자기 너무 웃음이 나왔다.
애써 도와주었는데 웃고있으면 그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혹시 말을 걸면 운 것 처럼 보이기 위해 침으로 눈에다
찍어발랐다.그런데 그냥 나가버렸다.
오늘 잠자리에 드는데 날 도와준 그가 자꾸 눈에 어린다.
내일 그가 오면 고맙다고 말하고
라면 하나 끓여주어야 겠다.

 
☆ 백수 ☆

 내가 백순게 탄로났다.
그녀 만화방에 갈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고 잠이나 자야겠다.
라면을 먹는데 귀가 엄청 간지러웠다.
아무래도 라면에 이상이 있는 거 같다.

 
☆ 만화방아가씨 ☆

 어제 도와준 게 너무 고마와 그를 위해 아침에
시장에서 생라면 사리와 표고버섯 시금치 등을
사가지고 왔다.
육수도 만들어 그가 오면 바로 끓여서 줄 것이다.
방부제 시제품 라면으로는 이렇게 진하고
여운이 남는 맛을 내기 어렵고
정성도 결여된 것이기에... 오늘 좀 신경을 썼다.
근데 이 녀석이 나타나지 않았다.
닳아져 가는 육수를 보며 그 녀석 욕을 엄청했다.
좋아 질려고 하면 꼭 딴 쪽으로 샌다.

 
☆ 백수 ☆

오늘 컵라면 하나 사가지고 만화방에 갔다.
어차피 백수라고 알려진 것.
더 이상 쪽 팔릴 것두 없다.
그녀가 오늘따라 화사하다. 용기를 내어
"아. 아...아줌마 뜨거운 물 좀 주세요..."
라고 말했다.
으이그...아가씨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을 부어주었다.
근데 라면 맛이 이상하다. 상한 거 같다.
이상한 고기 비린 맛이 났다.
아까웠지만 화장실에 부어버렸다.

 
☆ 만화방아가씨 ☆

 그가 컵라면을 가지고 만화방에 왔다.
라면 개시하라는 무언의 시위 같다.
그가 또 아줌마라 그랬다.엄청 얄미웠지만
그때 도와준 일도 있고 해서 인심을 써 육수를 부어주었다.
근데 녀석이 라면을 먹다 말고 화장실로 간다.
먹으면서도 쌀 수가 있다니 부러운 놈이다.

다음에 3편이 이어집니다 emoticon_001 

Comments

jini^^v
이것도 나눠서 올렸으면... 포인트 좀 쌓였을텐디 emoticon_054 
명랑!
만화.... 난 어릴적 10원에 세 권 짜리(상중하) ...이런거
빌려서 옆집 순이와...emoticon_002 ㅋㅋㅋ~~~
임창, 신동우, 김기백, 김민, 하룡, 하고명, 차형, 신문수, 길창덕... 등 등...
그리고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이런거 봤지~~ emoticon_005
아니면 클로버문고 사다 보거나~~ 
★쑤바™★
별말을 얘기고만..ㅋㅋㅋㅋㅋ 
블루&화이트
그런거 가찌????
싸이에서 펌이라고 ..... 해찌만.....
소싯쩍.... 명랑이 야기 가끼도 하고..... emoticon_001 
명랑!
별마루 얘기 아닌가.? 
움움~♡
고전 & 명작.....emoticon_011 
별마루
찰라의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들은....긴것도 읽을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거의 모든것이 긴 글보다 길고 인내하며 살아야 하는것 뿐이다
이정도 글도 길어서 못읽는 다면 우리가 가슴으로 느끼며 접할 수 있는 것은
한순간 나누는 키쓰외엔.....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스크롤에 익숙한 사람들이여....맨위 한줄만 보고 쭈~~~~욱.... 스크롤하여
길어서 패쓰라는 댓글을 남기는 사이 ....또 다른 이들은...당신이 미처 읽지 못한
진리와 지혜와 지식을 한줄한줄....올곧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아웃
긴거는 않읽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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